AI 시대, 회계·재무 실무자의 생존 전략
안녕하세요, PROCPA입니다.
저는 현직 한국공인회계사로서, IT와 데이터 기술을 공부하며 사이드 프로젝트로 개발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효율적인 업무방식을 개선하는 데 큰 관심을 두고 다양한 생산성 툴을 업무에 활용해왔으며, AI 또한 ChatGPT 베타 시절부터 다양한 최신 모델들을 꾸준히 사용해 왔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얻은 저의 지식과 경험이 동료 실무자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첫 번째 발걸음으로, AI 시대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회계·재무 실무자로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에 대한 저의 생각과 전략을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 시작하며
1.1. 지식노동의 패러다임 전환
과거 산업혁명 초기, 공장에 기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을 때 수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했습니다. 실제로 기계는 육체노동을 빠르게 대체했고, 노동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로부터 약 200년이 지난 지금, AI는 인간의 고유 영역이라 믿었던 지식노동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코딩, 글쓰기, 디자인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던 분야들이 가장 먼저 AI의 영향권에 들어왔고, 해당 분야의 기업들은 발 빠르게 채용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숫자를 다루는 회계·재무 분야는 과연 안전할까요?
1.2. AI는 단순 반복 도구가 아니다
흔히 AI를 단순히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는 도구 정도로 생각하곤 합니다. "내 업무는 복잡한 판단이 필요하니 대체되지 않을 것"이라 안심하기도 하죠. 하지만 단순 반복 업무는 기존의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으로도 충분히 잘 수행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AI의 진짜 무서움은 인간을 뛰어넘는 논리적 판단과 추론 능력에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0과 1의 데이터로 산출될 수 있는 모든 영역은 AI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아직은 AI가 엑셀의 복잡한 표와 수식의 맥락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이는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자격증을 가진 전문직 뿐만 아니라 현장의 모든 실무자에게 AI는 이제 막연한 미래가 아닌, 당장 마주한 현실적인 위협입니다.
1.3. 위기 속에 숨겨진 '숙련공'의 기회
여기까지만 들으면 미래가 절망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결국 우리 모두가 대체되는 것일까?"라는 막막한 의문이 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됩니다. 산업혁명 당시 기계가 모든 노동자를 대체하지 못했듯, 기술의 진보는 언제나 새로운 형태의 '숙련공'을 요구해 왔습니다.
당시 살아남은 이들은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기술을 지녔거나, 변화의 흐름에 맞춰 기계를 다루는 새로운 기술을 선점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현재도 마찬가지입니다. 흐름을 정확히 읽고 활용법을 익힌다면, AI에 대체되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숙련공' 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시대의 파도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그 파도를 타고 나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2. AI시대, 우리가 갖춰야 할 무기
AI를 주제로 한 책과 강의가 매일같이 쏟아지는 요즘입니다. 수많은 정보 중에서 우리가 실질적으로 갖춰야 할 생존 무기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 핵심을 '암묵지' 와 '생산성'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했습니다.
2.1. '암묵지'는 데이터 너머에 있다
AI가 개발 분야를 빠르게 점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방대한 오픈 소스(Open Source)1 데이터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AI는 학습 데이터에 존재하지 않는 암묵지(Tacit Knowledge)2 까지는 알지 못합니다. 이는 우리가 공개된 레시피를 똑같이 따라 할 수는 있어도 '손맛'은 따라 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회계·재무의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준서, 전문 서적에 적힌 텍스트와 실무 사이에는 분명한 괴리가 존재합니다. 연결회계, 내부회계, 기업가치평가 등 많은 분야에서 "실무적으로는 이렇게 한다"라는 디테일한 도메인 지식이 업무의 성패를 결정합니다.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알 수 없는 현장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2.2. '생산성'이 곧 전문성이다
2025년 기준 구글의 CEO인 순다르 피차이는 사내 코드의 30% 이상을 AI가 생성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개발자 한 명의 생산성을 몇 배로 증폭시키는 무기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그 결과 빅테크 기업들은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했고,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소수의 개발자가 나머지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개발 분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생산성 그 자체가 무기가 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혼자서 여러 사람의 몫을 해내는 생산성은 조직 내에서 강력한 협상력으로 직결됩니다. AI를 활용해 압도적인 성과를 내는 실무자를 대체하려면, 조직은 다수의 인력을 새로 채용하거나 막대한 시스템 구축 비용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높은 생산성을 갖춘 개인은 조직 입장에서 '대체하기에 너무나도 비싼' 인재가 되어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게 됩니다.
3. 블로그의 방향성
이 블로그는 위에서 언급한 '암묵지'와 '생산성' 두 가지 무기를 동시에 갖추기 위한 여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3.1. 실무에서 바로 활용하는 지식
AI가 데이터로 학습할 수 없는 현장의 '암묵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교과서적인 이론을 넘어, 실제 업무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을 공유합니다.
단권화된 업무 매뉴얼 : 저는 회계법인 입사 첫날부터 지금까지 매 프로젝트마다 기준서, 실무서, Big 4의 교육 자료 등을 바탕으로 저만의 나만의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 왔습니다. 수험생 시절 공부 내용을 '단권화'하듯, 현장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문서화했습니다. 동료들에게도 그 가치를 인정받은 이 기록을 더 많은 분과 공유하려 합니다.
실무 템플릿 : 단순히 지식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엑셀 템플릿 등을 공유하여 '읽는 지식'을 '실제 성과'로 바꾸어 드립니다.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부족한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는 실무자는 물론, 주니어 회계사들에게도 든든한 가이드라인이 되길 바랍니다.
3.2. 생산성 향상 방법론
AI와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여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다룹니다.
실무자를 위한 최신 AI 활용법 :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수많은 AI 툴 중 무엇이 진짜 실무에 도움이 되는지 먼저 써보고 경험을 공유합니다. 단순한 뉴스 전달을 넘어, 실무자의 관점에서 도구의 효용성을 분석하고 실제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활용법을 소개합니다.
개인지식관리(PKM)와 AI의 결합 : 옵시디언(Obsidian)3 등을 활용한 '세컨드 브레인' 구축은 AI 시대의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내 업무와 지식의 맥락(Context)을 정확히 알고 있는 나만의 지식 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AI 툴(Antigravity, Claude Code 등)과 연결해 독보적인 아웃풋을 만드는 법을 소개합니다.
프로젝트/할일 관리 시스템 : 실무의 핵심은 프로젝트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마감 기한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입니다. 노션(Notion)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며 시행착오 끝에 정립한, 업무 누락을 방지하고 일정을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공유합니다.
4. 마치며
우리는 흔히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 조직의 시스템 안에서 그 누구도 완벽하게 대체 불가능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현실적인 목표는 '나를 대체하는 것이 조직 입장에서 매우 비경제적인 선택' 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탄탄한 도메인 지식을 갖추고, 생산성을 극대화하여 혼자서도 몇 명분의 성과를 제 속도에 내놓는 실무자. 그런 사람을 다른 인력이나 시스템으로 교체하려면 조직은 훨씬 더 많은 비용과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확실한 생존 전략입니다.
저의 지식과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함께 성장하고 싶은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Foot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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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Open Source) : 소프트웨어의 소스 코드가 공개되어 누구나 자유롭게 열람, 수정, 배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자신의 지식과 결과물을 공유하고 함께 발전시키는 개발자들 특유의 '공유와 협업' 문화 덕분에 깃허브(GitHub) 등에 방대한 데이터가 쌓일 수 있었으며, 이는 AI가 코딩을 빠르게 학습하는 결정적인 토대가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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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묵지(Tacit Knowledge) : 문서나 말로 명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지식으로, 경험과 체득을 통해서만 습득할 수 있는 노하우를 의미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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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시디언(Obsidian) : 마크다운(Markdown) 기반의 노트 앱으로, 기록을 저장하는 것을 넘어 문서 간의 연결을 통해 지식의 그물망을 만들어줍니다. 내 컴퓨터에 데이터가 직접 저장되어 보안이 뛰어나며,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기능을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어 '제2의 뇌(Second Brain)'를 구축하려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필수 도구로 꼽힙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