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도구 선택
3.2. 지금 시점 AI 모델 비교
2026년 7월 기준 상위 모델은 사실상 동점입니다. 순위표 대신 내 업무 축 여섯 개를 놓고 고르는 법을 보여 줍니다.
앞 챕터에서 첫 단추는 자체 모델을 가진 회사의 유료 구독으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회사가 한둘이 아닙니다. 클로드(Claude), 챗지피티(ChatGPT), 제미나이(Gemini), 그록(Grok)까지 후보가 나란히 서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첫 구독으로 고를 것인가.
이 질문을 손에 쥐고 검색창을 열면 대개 같은 벽을 만납니다. 'AI 모델 순위'를 찾으면 글마다 1위가 다르고, 지난달 자료와 이번 달 자료가 어긋납니다. 무엇을 믿어야 할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챕터는 순위표를 하나 더 얹지 않습니다. 대신 순위를 읽는 방법을 먼저 세웁니다.
시작은 날짜입니다. 이 비교는 2026년 7월 21일을 기준으로 합니다.
1. 왜 '지금 시점'을 못 박나 — 이 순위는 몇 주면 뒤집힌다
날짜를 굵게 박아 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AI 모델의 성능 순위는 분기가 아니라 주 단위로 뒤집힙니다. 오늘 1위였던 모델이 몇 주 뒤 경쟁사의 새 버전에 자리를 내주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 글에 특정 버전 번호와 점수를 박아 넣는 순간, 그 문장은 발행되자마자 낡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여기에는 버전 번호를 촘촘히 적지 않겠습니다.
각 회사의 최상위 모델 이름과 숫자는 이 문단을 쓰는 사이에도 바뀌고 있습니다. 낡을 정보를 굳이 본문에 못 박는 대신, 잘 낡지 않는 것만 남기려 합니다. 어느 회사가 어떤 성격의 일에 강한지, 그 큰 지형입니다.
정리하면 이 챕터의 약속은 셋입니다.
- 기준일을 명시한다: 모든 비교는 특정 날짜의 스냅샷일 뿐임을 잊지 않습니다
- 숫자보다 방향을 본다: 순위 몇 점 차가 아니라, 어느 회사가 어떤 일에 강한지를 봅니다
- 직접 확인을 전제한다: 이 글을 읽는 시점의 최신 비교는 독자가 스스로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세 번째가 핵심입니다. 이 글은 답을 확정해 주는 표가 아니라, 스스로 확인할 때 무엇을 봐야 하는지 알려주는 안내판에 가깝습니다.
2. 최상위 셋은 왜 종이 한 장 차이인가 — 그래서 축을 바꾼다
지형을 크게 보면 맨 앞자리는 사실상 세 회사의 싸움입니다. 클로드, 챗지피티, 제미나이입니다. 앞서 함께 세운 그록은 범용 첫 구독 후보로는 아직 한 발 뒤라, 여기서는 이 셋으로 좁힙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기준일 현재, 이 셋의 종합 성능 격차가 역대 가장 좁습니다.
예전에는 한 모델이 다른 모델을 확연히 앞서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종합 점수만 놓으면 세 모델이 거의 한 점에 모여 있어, 1위와 3위의 차이가 소수점 몇 자리 수준입니다.
이 사실은 우리의 질문 자체를 바꿔 놓습니다.
성능이 종이 한 장 차이라면, '누가 벤치마크(benchmark, 성능 시험 점수) 1위인가'는 더 이상 쓸모 있는 질문이 아닙니다. 이번 주 1위를 골라도 다음 주엔 순위가 바뀌고, 그 차이는 애초에 실무에서 체감되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승부는 어디서 갈리는가.
종합 점수가 아니라 그 바깥에서 갈립니다. 생태계와 딸려 오는 도구, 비용, 맥락 창의 크기,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용도에 강한가'입니다. 리더보드(leaderboard, 순위표) 한 칸이 아니라, 내가 실제로 하는 일의 축으로 봐야 답이 나옵니다.

종합 점수는 사실상 동점 — 선택은 내 업무 축에서 갈린다
리더보드 숫자를 좇는 대신 내 업무 축으로 시선을 옮기는 것. 이것이 이 챕터가 권하는 단 하나의 태도입니다.
3. 내 업무 축으로 놓으면 무엇이 보이나 — 클로드와 챗지피티가 기본
그럼 회계·재무 실무자의 업무 축을 몇 개 세우고, 그 위에 모델을 나란히 올려 보겠습니다.
축은 여섯입니다. 추론·분석, 오피스·파일 연동, 코딩·에이전트, 맥락 창·속도, 가성비, 그리고 한국어·보안입니다. 셀은 부서지기 쉬운 점수 대신 방향으로만 적었습니다.
| 내 업무 축 | 클로드 | 챗지피티 | 제미나이 | 중국 오픈웨이트 |
|---|---|---|---|---|
| 추론·분석 | 선두 | 선두 | 선두 | 강점 |
| 오피스·파일 연동 | 선두 | 강점 | 강점 | 상황별 |
| 코딩·에이전트 | 선두 | 강점 | 상황별 | 강점 |
| 맥락 창·속도 | 상황별 | 강점 | 선두 | 상황별 |
| 가성비 | 상황별 | 상황별 | 강점 | 선두 |
| 한국어·보안 | 강점 | 강점 | 강점 | 주의 |
셀은 기준일(2026년 7월 21일) 시점의 정성적 방향입니다. 선두=이 축의 선두권, 강점=강한 편, 상황별=업무에 따라 갈림, 주의=따져 볼 지점.
표를 세로가 아니라 가로로 읽으면 각 회사의 성격이 드러납니다.
-
클로드: 판단이 무거운 추론, 코드와 에이전트, 오피스 애드인에서 앞서 있습니다. 조서를 뜯어 보는 분석이나, 뒤에서 다룰 클로드코드(Claude Code)류의 작업이 여기에 걸립니다
-
챗지피티: 가장 넓은 범용기입니다. 초안·창작·요약 같은 일상 업무가 두루 무난하고, 코덱스(Codex) 같은 개발 도구도 함께 딸려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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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 대용량 자료를 통째로 넣는 맥락 창과 출력 속도, 가성비에서 강합니다. 방대한 규정집이나 계약서 묶음을 한 번에 읽히거나, 노트북엘엠(NotebookLM)으로 자료를 정리할 때 빛납니다
그래서 저는 첫 구독을 이렇게 권합니다. 기본은 클로드와 챗지피티 두 개, 상황이 부르면 제미나이를 더한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클로드는 이 가이드가 뒤에서 다룰 추론·코딩·에이전트·오피스 자동화의 중심이고, 챗지피티는 그 바깥의 온갖 잡무를 가장 무난하게 받아 줍니다. 이 둘이면 실무의 대부분이 덮입니다.
제미나이는 대용량 자료나 데이터 분석, 비용이 걸리는 순간에 상황별로 부르면 됩니다.
물론 이건 기준일 현재 제 판단이고, 당신의 업무 축이 다르면 답도 달라집니다. 데이터 분석이 업무의 절반이라면 제미나이가 첫 구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4. 그럼 더 싼 중국 모델은 — 가성비는 진짜, 그러나 보안이 남는다
여기까지 읽으면 자연스러운 반문이 하나 나옵니다. 더 싼 선택지는 없나.
있습니다. 최근 판을 흔드는 것은 중국의 오픈웨이트(open-weight, 가중치를 공개해 직접 내려받아 돌릴 수 있는) 모델들입니다.
큐원(Qwen, 알리바바), 딥시크(DeepSeek), 키미(Kimi), GLM 같은 이름들이 여기 속합니다. 이들은 맨 앞자리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훨씬 낮은 비용으로 냅니다. 가성비만 놓고 보면 서구 모델을 넘어서는 구간이 분명히 있고, 오픈웨이트 상위권은 사실상 중국 모델이 장악했습니다.
비용이 절대적인 기준이거나, 모델을 내 서버에 직접 올려 쓰려는 경우엔 진지한 후보입니다.
다만 회계·재무 실무자에게는 성능·가격보다 먼저 걸리는 질문이 있습니다. 내 데이터가 어디로 나가는가.
우리가 다루는 것은 남의 재무제표이고 미공개 정보입니다. 어떤 모델이 얼마나 싼가보다, 그 데이터를 그 서비스에 올려도 되는가가 먼저 정해져야 합니다. 이 질문은 사실 중국 모델만의 문제가 아니라, 클라우드에 올라가는 모든 AI에 똑같이 걸립니다.
그래서 보안 문제는 여기서 잠시 접어 둡니다.
5. 결국, 스냅샷을 읽는 법
이 챕터가 남긴 것은 순위표가 아니라 읽는 법입니다.
첫째, 날짜를 봅니다. 모든 비교는 특정 날짜의 스냅샷이고, 이 글의 스냅샷은 2026년 7월 21일입니다.
둘째, 숫자가 아니라 내 업무 축으로 봅니다.
셋째, 읽는 시점의 최신 비교는 직접 확인합니다.
세 번째를 위해 도구를 하나 일러두겠습니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나 LM아레나(LMArena) 같은 공개 비교 사이트는 모델들을 여러 축으로, 최신 상태로 견줘 줍니다. 이 글의 순위를 외우는 대신 결제 직전에 이런 곳에서 그날의 지형을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후보는 좁혀졌습니다. 기본은 클로드와 챗지피티, 상황별로 제미나이입니다.
그런데 결제 버튼을 누르기 전에 반드시 먼저 정할 것이 하나 남았습니다. 어디까지 AI에 올려도 되는가, 무엇은 절대 올리면 안 되는가. 도구를 고르는 일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이 질문, 데이터 반출과 보안을 다음 챕터에서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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